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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1, 2025
전국 9개 이공계 대학 학생들이 연합하여 발간하는 매거진 <LAB ZINE>은 이슈와 주목 받는 논문 요약, 학교 생활의 도전과 성장, 취업 정보 등 폭넓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다룹니다. 2025년 여름호에 게재된 몰로코 Senior Staff Machine Learning Engineer, Jack Sim님의 인터뷰 내용을 블로그에 함께 소개합니다.
몰로코는 머신러닝 기반의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우리는 고객사의 광고 성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최첨단 ML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광고 기술(AdTech) 분야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여러 지사에 뛰어난 인재들이 포진해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저는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몰로코 서울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주로 광고 성능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머신러닝 모델 연구와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자면, 첫 직장은 대학 동기들과 휴학 후 창업한 게임 개발사였습니다. 5년 동안 회사를 운영하고 복학한 후, Computer Vision을 전공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미국에서의 첫 정규직 직장은 구글이었고, 구글 AI(현재 딥마인드로 합쳐지기 전 구글 리서치의 다른 명칭) 내 모바일 비전 조직에서 다양한 컴퓨터 비전 기술을 연구, 개발하면서 구글 제품에 적용하는 일을 약 9년 동안 했습니다. 몰로코 입사 전 마지막 3년 동안은 자율주행 산업으로 분야를 바꿔서 웨이모에서 1년 반, 한국 스타트업에서 2년 동안 인식(perception), 경로 계획(path planning) 관련 머신러닝 연구와 개발을 이끌었습니다.
최신 ML 기술 동향을 파악하지 않고는 몰로코가 경쟁하는 치열한 광고 기술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최신 논문을 공부하고 사내에서 다양한 기술 발표와 토론 세션을 통해 의견을 나눕니다.
특히 몰로코는 최신 ML 기술의 동향을 파악하고 적용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에 직결되기 때문에,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활동이 단순한 스터디를 넘어 업무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팀원들도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구글에서 오래 일했던 경험 때문에 비슷한 사내 문화와 개발 문화를 갖고 있는 몰로코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사내에서 일할 때에는 사실상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맡고 있는 MSM(Moloco Streaming Monetization) 프로덕트의 ML 개발의 경우 인도 개발팀과 거의 매일 다양한 주제로 미팅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 ML 팀 리드로서 미국 본사의 ML 팀, 그리고 기타 글로벌 오피스들에 분산되어 있는 팀들과의 협업을 조율하고 리딩하는 역할이 회사에 큰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대학원 때는 컴퓨터 비전을 연구했었고, 딥러닝 혁명(2012년 알렉스넷) 이전 시기였기 때문에 고전적인 머신러닝 기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이후 구글 리서치에서 딥러닝 기반의 컴퓨터 비전 연구와 기술개발의 태동과 발전의 중심에서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현재 몰로코의 광고 기술에 사용되는 머신러닝 기술은 컴퓨터 비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머신러닝의 핵심 기술은 여러 응용 분야에 두루 적용될 수 있는 특성이 더 강합니다. 오히려 다른 분야(컴퓨터 비전, 자율주행)의 머신러닝 경험이 광고 기술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광고 기술 분야에서도 광고 창작물, 퍼블리싱 미디어(영상 스트림) 콘텐츠 이해의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 비전 기술을 직접적으로 연구하는 기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우 뛰어난 동료들과 팀 멤버들과의 협업이 가장 좋은 점입니다. 구글과 웨이모, 혼다연구소(HRI-US), 인텔, 다양한 미국 스타트업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지만, 몰로코의 인재 풀은 그 어떤 회사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머신러닝 엔지니어만이 아닌 모든 직무를 통틀어서 받는 느낌입니다.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리고 추구하는 몰로코의 핵심 가치가 일치할 때,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매우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즐겁고 보람차게 느껴집니다.
한국의 머신러닝 엔지니어 인재 풀은 매우 뛰어납니다. 대학원에서 연구하는 학생들의 논문 수준을 보면 제가 유학하던 시절(2006-2012년)에 비해 엄청나게 향상되었습니다. 실제 머신러닝 분야 최고 수준의 학회에 채택되는 논문을 보았을 때, 총 인구 수 대비 가장 뛰어난 성과를 발휘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2022년 한국에 귀국하고 느꼈던 점은 이런 뛰어난 대학원생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산업계에서의 기회는 실리콘밸리나 기타 기술 중심 국가/도시들에 비해서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몰로코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신입/주니어 머신러닝 엔지니어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이 성장하여 한국 머신러닝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가 이 일을 하는 가장 큰 동기 중 하나입니다.
미국과 미팅이 있는 날은 오전 8시 정도 기상하고 바로 온라인 미팅을 시작합니다. 오전에 미팅을 재택으로 한 경우에는 11시 정도 러시아워를 피해서 출근합니다. 회사에서 제공되는 점심을 팀원들이나 회사 타 팀과 함께 먹고, 다시 일을 열심히 하고 미팅도 많이 합니다. 보통은 오후 5~6시 정도에 퇴근하지만, 때에 따라 회사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일을 더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두 딸, 아내와 함께 저녁 시간에 의미 있는 family time을 보낼 수 있어서 회사 생활의 만족도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다만 요즘은 자녀들이 이제 나이가 많아져서 수험생이 되면서 함께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연구 분야와 업무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제가 컴퓨터 비전 연구를 시작할 당시, 컴퓨터 비전 전공을 하게 되면 취업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또한, 제가 대학원에 지원했던 2006년에는 AI라는 단어를 자기소개서나 연구 계획서에 사용하는 것이 금기시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인공지능(또는 머신러닝)을 통해 지능형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것이 사회에 큰 임팩트를 가져올 것이라 믿었고, 그 방향으로 연구를 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2012년 이후의 딥러닝 혁명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핵심은 미래의 기술/과학 발전 트렌드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의 인공지능 발전은 이러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주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이를 연구나 취업 방향에 반영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론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단기적인 취업이나 학계 진로만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본인이 열정을 갖는 분야에서 기술적, 과학적으로 어렵고 의미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나중에 본인의 연구 분야나 취업 분야가 전공과 달라지더라도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확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깊이 있는 사고는 어떤 분야에서든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머신러닝과 기술 분야는 빠르게 변하지만, 자신이 진정으로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깊이 있는 경험을 소중히 여기길 바랍니다.
https://www.moloco.com/ko/careers